이름: 헨젤과그레텔
2003/12/1(월)
나의 아주 특별한 동반자  


내 인생 길엔 아주 특별한 동반자가 있습니다.
그 녀석을 가졌을 때 나는 두 가지 정도의 태몽을 꿨는데,
첫째는 누군가가 상록수나무를 주기에 마당에 가서 심을 것이라며
집으로 가지고 가는 꿈이였고,
두 번째 꿈은 잔디가 곱게 깔린 소나무 밭에서 솔방울을 따 모으는
꿈을 꾸고서 녀석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녀석을 하마터면 난 잃어버릴 뻔 했었습니다.
임신하고 2개월 정도 됐을 때였던가?
쓰레기를 버리러 가던 나는 질겁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만 하혈이 터진 것이였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하혈을 감당 못한 채 난 병원으로 실려 갔고,
다행히 우리 외삼촌 고등학교 친구였던 의사선생님의 특별 처방으로
하마터면 사라질 뻔 한 녀석을 겨우겨우 살려내어 이 세상에 내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런 녀석이 이제 대학을 가더니 어느덧 3학년이 되었습니다.
녀석은 나에겐 아주 특별한 존재랍니다.
녀석은 가장 날 바르게 세우게 했던 존재이고 날 어머니로 만든
녀석입니다.
어머니란 여자로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하게끔 하는 위대한
존재입니다.
나로 하여금 여자는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는 걸 일깨워준 녀석이기도 하기에
녀석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 녀석이 몇 일 전에 전화로 자신이 다니는 대학, 교수재직동문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아마도 이번 여름에 전국 모의유엔대회에 가서 받은 우수상이 공로로
인정되어 주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군요.
그 전화를 끊고 난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녀석과 함께 했던 모든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4살 때 처음으로 유아원에 갔을 때 선생님께서 유아들 이름을 부르며
가방과 모자를 나눠주고 있을 때
어떤 애들은 자기 이름을 부르면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 치마폭으로 숨어드는
녀석도 있곤 하는 그 상황 하에서도
자기 이름을 부르는 순간, 너무도 당당히 어깨를 들썩들썩 대며 보무도 당당히
걸어 나가 모든 이들의 시선을 자아내게 하여 이 엄마가 되려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던 일...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떤 할아버지가 녀석더러 크면 장관부인감이라고 하자
녀석이 대뜸 한다는 소리가
··왜 내가 장관 부인해야 해? 내가 장관 해야지“ 하던 예기치도 못하던 답변을
하던 녀석.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학교엘 다녀오더니 ··엄마 어떤 애들은 선생님께서 책을
읽어보라고 시키면 몸을 배배꼬며 부끄러워하며 아주 작은 소리로 읽는데
왜 그럴까?
이왕 읽을 거라면 당당히 큰 소리로 읽으면 되지. 왜 그리 몸을 그리 배배
꼬으면서 읽을까?
이래도 읽어야 되고 저래도 읽어야 되는 거라면 당당히 읽는 게 낫지 않을까?...
난 당당하게 큰 소리로 읽었어! 하던 녀석.“

고등학교 2학년 때,
총학생회장에 나갈려다가 이 엄마가 반대하는 바람에 기권을 하자
상대편의 無투표 당선을 선생님이 선포하려 하자 벌떡 일어서서
바로 그 회장 후보자 앞에서
·``선생님.無투표 당선은 안됩니다! 왜냐면 000가 회장이 되는 데에 찬반 투표는
있어야 합니다.
000가 회장에 나오는 것을 찬성하는지 여러분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사람이 지지를 등에 업고 회장자리에 앉는 것과 지지도 없이 회장자리에
앉아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하는 데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 임원진만이라도 찬반 투표를 거쳐서 회장자리에 앉도록 해야
합니다“ 했다던 녀석.
그렇지만 여러 학생들한테서 자기가 못 나오니까 질투가 나서 그런 걸 거야
하는 눈총을 받았지만 이 엄마보고 그렇지 않냐고? 어떻게 지지도도 없이 無투표
당선으로 회장을 뽑을 수 있는 거냐던, 아주 체질적으로 청치 파악을
하던 녀석.
그러며 지지자란 그만큼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책임을 져야하기에 여러 사람의
지지와 격려가 꼭 필요한 것이고,
그럴 때 본인도 책임감을 띤  의무를 다하게 된다던 녀석.


많은 사람 앞에 서서 연설을 하거나 토론을 할 때 가장 희열을 느끼노라는 녀석.
그런 자리에서 단상에 섰을 때 앞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눈빛을
바라보며 진행을 하고
그건 자신의 연설이 상대에게 어떤 반응을 불러오는지 파악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녀석.

그런 녀석이 올 여름 전국 48개 대학에서 온 600여명의 학생들과 함께 한
한국 유엔본부주관, 외교 통상부가 후원하는 모의 유엔대회에 가서
당당히 2등을 하였답니다.
그 행사에 나간다는 녀석더러 옆에서들 나가지 말라며 학교 망신시키면
어떡하냐는 교우들 보고 왜 내가 입상하지 못하라는 법 있냐며 해 보지도 않고
지레 스스로 자신을 격하시켜버린다는 건 있을 수가 없다며 나가더니
그곳에 가서 여자로선 단 한 명, 의장을 맡았다는
나의 자랑스런 녀석.
그 상 덕분에 학교 정문 앞에 자랑스럽게 플레카드가 쳐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난 녀석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녀석의 누구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겨뤄봤다는 게 더 기뻤답니다.

원하는 사관학교에서 떨어지고 원 하는 대학도 못 갈 성적이 나왔을 때
이 엄마더러 ``엄마 걱정마!
분명 내가 해야 할 공부가 있을 거야“라며
그 과를 찾아냈을 때 너무도 희열에 찬 얼굴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발견했다며 좋아하던 녀석....
-녀석은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자기 적성에 맞다며 만족해 하는 녀석한테 항시 해주는 말이지만
다시 한 번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딸아! 네가 행운의 자리에 섰을 때는 알려무나.
그 자리는 너 대신 다른 사람이 설 수도 있었던 자리이기에,
되려 너로 하여 다른 이는 슬퍼하는 자리이기도 하단다.
행운이 주어짐을 기쁘게 여기기보다 겸손함으로
받아드리려무나.

딸아! 이 세상은 언제나 불완전하다는 것을 받아드리고
상대에게서 완벽함을 구하려 하지 말아라.
그리고 늘 상대를 탓하기에 앞 서 그 상대란 존재 역시,
나를 완벽하게 여길 것인가를
되물으며 길을 가다보면 언제나 下心하게 된단다.

딸아! 어른들 말씀을 늘 가슴에 새기거라.
어른들 말씀은 지식 책에는 나오지 않을지라도 언제나
살아오면서 체험에서 우러난 지혜가 깃들어 있기에 새겨듣고
받아지니다 보면 너도 어른이 된 후에는 꼭 같이
그 어른들이 너에게 해줬던 말들을 후배들이나 자식에게 하고 있을
너 자신을 발견할 날이 올 것이니라.

딸아! 항시 자신앞에 진실 되거라
누군가 보기 때문이라거나 누구를 위해서 하는 진실은
진실이 아니란다.
바로 네 자신만을 위해 진실 되야 함을 명심하거라.
네가 진실 되면 이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이 진실 될 것이고,
네가 비툴어지면 네 앞에 놓일 그 모든 길이 다 비툴어지게
너에게 다가옴을 명심해야 한단다.

모든 불완전한 인간에 대하여 불쌍한 마음을 지니거라.
우리의 마음속에 상대에 대해 불쌍한 마음을 지닌다는 건
상대의 잘못을 용서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란다.

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의 자리를 넘보지 말아라
누군가에게서 원망을 듣는 다는 건 나쁜 에너지를 받는 것이기에
나쁜 에너지가 우리에게 닿게 한다는 건 나중에는 필히
안 좋은 기운 속에 우리가 잠겨들게 되기 때문이란다.

모든 일은 순리에 맡기고 욕심은 부리지 말되 세상에 대하여서는
도전을 하며 나가거라.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이익은 다른 이의 손해를
바탕으로 한 이익임을 명심하고,
오늘 나에게 일어나는 행운으로 하여 자만하지도 말고
오늘 나에게 일어나는 불행으로 하여 절망도 말 것이니라.
왜냐면 인생이란 한 없이 짧고, 우리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은
다 지나버릴 한 순간의 찰나에 불과한 현상일 뿐이란다.
그 모든 현상은 영원하지 않고 그저 스쳐 지나는 한순간의 일들이기에
그 모든 것에 매달려 영원하리라 여겨 오만하거나 절망하는건 앞으로
나갈 인생에 해가 될 뿐이란다.
단 네가 처한 현재에 진실 되고도 최선을 다할 것이되
인생이란 지나고 나면 반듯한 길보다 자갈길이나 흙탕길이
되려 더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기에 그 길을 갈 때는
가장 값진 길임을 마음에 두고
잘 음미하며 건너야 함을 명심하거라.


딸아! 거울속의 네 눈빛을 봐라.
네 눈빛이 너에게 진실을 말하고 있니?
그래, 거울 속의 네 눈빛을 들여다보며 네 눈빛에다 대고
당당히 네 이름 석자를 부를 수 있으면 된단다.


-사랑스런 딸에게
엄마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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