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헨젤과그레텔
2003/10/6(월)
동키호테와 샨쵸가 있는 풍경  

( 거므스레한 동키호테& 허여므끄레한 샨쵸 )


얼마 전에 동생네 집에서 강아지 두 마리를 얻어왔다.
동키호테와 샨쵸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동거를 시작했다.
동키호테는 샨쵸보다 약간 작지만, 욕심만큼은 샨쵸보다 엄청 많다.
먹이를 주면 미처 씹지도 않은 채 잽싸게 먹어치운다.
딱딱한 오징어도 딱 두 번정도 으기적 거리고선 꿀떡 삼킨다.
동키호테가 거시기를 누면 소화되어지지 않은 오징어가 통째로 나오는 걸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난 개에게도 천성이 있음을 동키호테와 샨쵸를 보며 처음으로 알았다.
동키호테가 천방지축이라면, 샨쵸는 좀 소심하고 신중한 편이다.

얼마전에 현관에 놔둔 화분을 두 녀석이 숨바꼭질을 하다가
작살을 낸 적이 있었다.
화가 난 그가 녀석을 발길로 몇 방 걷어찼더니, 샨쵸란 녀석이
절대로 그의 곁으로 가려고 하질 않는 것이였다.
그런 녀석한테 잘 보일려고 그가 가져다 바친 뇌물만 해도 엄청나다.
때때로 내가 먹으려고 놔둔 식량마저 다 녀석의 입속으로 들어가 버리곤 한다.

고객들의 바비큐를 할라치면 녀석들은 누구보다 먼저 파라솔 밑에 가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
민망해진 우리가 아무리 불러대도 끔적도 않고 기다린다.
손님들이 줄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 보니 녀석들은 우리보다 손님들을 더 좋아하고 잘 따른다.
손님들한테는 누구를 막론하고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경계도 안 한다.
먹여주고 재워주다보니 도씨를 잡긴 완전 글러버린 것 같다.
우리보다 손님들한테만 가까이 하는 녀석들이 얄미워서
손님이 가고 난 후 질투가 난 내가 녀석을 잡고선 훈계를 한바탕 하고선
녀석의 볼기작을 두둘겨 패주곤 한다.

그래도 앞뒤 재는 것 없는 동키호테는 내 손아귀에 걸려 툭 하면
두둘겨 맞거나,
나의 거의 엽기적인 애무에 넉다운 되곤 한다.
하지만, 샨쵸는 동키호테가 맞는 걸 보던지 나의 애무가 시작되는가 싶으면
곁눈질을 슬금슬금하며 내가 안 보이는 곳으로 피신을 하곤 한다.
분명 녀석은 내가 어떻게 나오리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샨쵸가 날 따를 때는 먹이를 줄 때 뿐이다.
그런 녀석들한테 난 말하곤 한다.

``짜식들~ 난 이뻐서 그런 것이란 말야,,

오늘도 난 녀석들과 엽기적으로 놀았다.
쓰다듬거나...
문지르거나....
땡기거나...
공중에서 휘휘 돌리거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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