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헨젤과그레텔
2003/3/23(일)
걸음 멈추던 시절  

 

 

지나고 나면 별 것도 아닌 것들에게

모가지 뚝뚝 꺽고 섰던 날들이 있었다

지나고 나면 별 의미도 없던 것 앞에

목마르게 그리워하던 사랑이 있었다

어느 날 빛깔 다 떨구고 조연도 못 되어

엑스트라로 남겨지는 지나버릴 것들을 위해

한때 마당가득 채워질 꿈이라 여기며 걸음 멈추던 시절

왜 우리는 그래야만 했을까

떨치지 못하고 서성이던 뒤 안 길

삶은 늘 더디게 고여오는 것일까

가는 길, 길마다

떨어져 누운 끈끈한 인연들을 위해

목 매이며 걸음 멈추던 뒷 가엔

우리도 모르게 흘려버린 강물은

어디쯤 흐르는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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