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헨젤과그레텔
2003/3/11(화)
전원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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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헨젤과그레텔을 시작한지도
한달이 넘어갑니다.
남편이 전역을 한 후 우린 세상사 다 잊고
초야에 묻혀 그저 흙처럼 살자고 시작한 일이였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구속이였습니다.
청소를 하고 전화를 받고,
메일을 확인하고....
밤 깊도록 이것저것 하노라면 글 한 줄 읽을 시간이 없곤
합니다.

그런 내게 오늘은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불어대던 바람도 오늘은 요조숙녀처럼 얌전을 떨고
밝은 태양과 하얀 돗단배를 띄운 바다도 선명한 수평선을 긋고는
잠잠해졌습니다.

오랫만에 밭으로 나갔습니다.
밭 이랑이랑마다 수런대는 농부들이 바쁜  일손이  분주한 가운데
돌담사이로 이제 막 오기 시작한 봄바람에 작은 배추밭으로
노랑 꽃무리가 뭉개뭉개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돌담너머 밭에는 보리들이 바람에 이리저리 쏠리며 물이랑 같은
여울을 치곤 합니다.

한적하고도 한적한 밭 곁에 차를 세우고 음악을 들으며
상추밭에 돋아난 김을 맸습니다.
마음 속에 들고 일어나는 상념 다 재워 버리고
뺨으로,
목털미로,
머리털을 날리며 달려드는 봄바람에 온 몸을 맡겨버렸습니다.
그냥 이대로이고 싶습니다.

        - 내게도 소원이 있다네 -

      -조그만 텃밭에 상추를 심고
       무우를 심으며

        고픈 배를 채우기위해 흙 묻은 손으로
      덥썩, 집어먹는 빵 만으로도 만찬이 되는 삶
        그저 흙이나 되어버리는 삶

        바람이 불면 어떠랴
          바람이 되면 그 뿐,
       
         비가 오면 어떠랴
           비가 되어 버리면 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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