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헨젤과그레텔
2003/5/16(금)
꽃도 잠을 잔답니다.  

-조주스님께 제자가 물었습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불성이란?
어쩌면 사물을 인식하는 지혜라고 간단히 알고 계시면
내 글을 읽으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오늘 난, 여러분에게 ··꽃에게도 사물을 인식하는 지혜가 있다고  보십니까?,,
이렇게 물어보고 싶네요.

개민들레라는 꽃을 보셨는지요?
유럽이 원산지인 이 꽃이 언제부터인가 봄이면 제주도 도로변에 드믄드믄
피어나더니 삽시에 엄청 번져버렸습니다.
노란색을 띤, 민들레꽃이랑 닮게 생겼지만, 키도 더 크고 번식력 또한 매우
빨라, 어느새 제주의 구석구석을 잠식해 버렸습니다.
그 꽃이 번식하는 주변은 다른 풀들이 일체 살지 못하게끔 멸종을 시켜버리는
매우 고약스런 욕심쟁이 꽃입니다.

어느 날 꽃을 매우 좋아하시는 우리 친정어머님께서 헨젤과그레텔 근처에 핀
그, 개민들레를 한 아름 꺾어 오셨더군요.
우린 그 꽃을 화병에 넣어 손님들 방 테이블위에 넣어두었습니다.
그런데 고, 녀석들이 손님들이 들어오시는 시간인 저녁이 되면 일제히
봉오리를 꽉, 오무려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처음엔 고, 녀석이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왜 그리 삽시에 시들어
버리는지 의아해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니 노오란 꽃잎을 화사하게 펴고 너도나도 질세라 방안을 환히
비추는 것이였습니다.
그 후에도 녀석들은 밤이면 어김없이 잠을 자고 아침이면 잠에서 깨어 사방을
환히 비추곤 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랬던 것입니다. 녀석들은 바로 저녁이 되니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이였습니다

누가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이라 했던가요?
언제인가 읽은 기사가 생각납니다.
넝쿨식물한테 음악을 들려줬답니다,
한쪽은 클래식을,
한쪽은 시끄러운 헤비메탈 음악을,
그러자 클래식을 들려준 넝쿨식물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뻗어나가더니 오디오를
칭칭 감더랍니다.
다른 곳에 있는 헤비메탈을 들려준 넝쿨식물은 소리가 나는 반대 방향인 먼 곳으로 뻗어
나가버리구요.
역시 같은 경우로, 무우인가? 고구마에게도 같은 실험을 했더니 시끄러운 곡을 듣고 자란
녀석들은 삐뚤리고 모양이 고르지 않게 자란 반면, 맑고 고운 곡을 들려준 녀석들은
바르고 미끈하게 자라더랍니다.
왜 요즘은 목장에서 클래식을 들려준 소들이 안 들려준 소들보다 더 많은 양의
젖을 뽑아낼 수 있다잖아요?

내가 어렸던 시절, 우리집엔 백구라는 개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우리 친척 중엔 몸이 허약하여 보신용으로 거시기를 즐겨 드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그 친척이 어느 날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백구를 보더니 우리 아버지더러
팔라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께선 그러마고 했는데, 그날부터 백구가 행방불명이 돼버렸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찾을 길이 없자 팔기로 약속하며 받은 돈도 돌려주고 하며 몇 일이 됐는데,
백구가 돌아온 것이였습니다.
굶주릴 때로 굶주렸는지 털도 거진 다 빠지고 다른 개에게 물렸는지 상처투성이가 되어서
초라하게 꼬리를 떨구고 온 것이였습니다.
그러자 우리 아버지는 그 백구의 몰골을 보면서 얼른 본전이라도 건져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셨는지, 그 친척한테 백구가 돌아왔으니 얼른 데려가라고 전화를 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백구는 영영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 후론 두 번 다시 백구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난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녀석은 분명 우리의 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지혜가 깃들어 있다고 전 생각하곤 합니다.
안 그러면 왜? 철따라 싹을 튀우고 꽃을 피우며,
동물들은 자기 영역을 두고 다투며 강한자에게는 복종을 하겠습니까?.
바로 사물을 인지하고 느끼는 그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연은 우리의 마음을 읽어내고 있으며 우리가 베푼만큼 우리에게
작용을 해 오리라 여겨집니다.
바로 그러한 사실을 알고 자연을 대한다면, 자연은 지금처럼 황폐하게
변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아직까지도 개민들레는 이 근처에  노랗게 많이 피어있습니다.
아마도 밤이면 이 세상을 자신만의 세상으로 만들 꿈을 꾸며 잠을 청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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